2003-02-14
1962년 04월
성기수 님이 남겨주셨습니다.
 

4월 22일
“낙관론”“희망”
논문 1호 완성. 뜻밖의 노다지다. 어학시험 합격. 독일어, 일본어. 연구조수 건과 박사구술시험이 남았지만, 이제 확실히 내리막길이다. 석사학위 획득 통지서가 왔고 드디어 기계공학 석사가 된 셈이다. 돌아가기 전에 박사학위를 따게 될 확률이 갑자기 커졌다. 영에서부터, 하바드에서 2년 간에 석사 박사를 따서 돌아가면, 이제 명함 하나는 근사한 것이 될 것이다. 내가 운수가 좋았는지 능력이 특별히 우수한지는 모르겠다. 내 솔직한 의견은 만인평등, 어릴 때부터 부지런히 수학공부를 했다는 것. 따라서 미국에 와서 2년간에 학위를 두 개 딴다 해도 그것은 미국의 교육제도가 효과적이기 때문인 것은 아니고, 내가 한국을 떠나기 전에 이미 충분한 도를 닦아 놓았었다는 데 원인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돌아가도 이제 잠자리와 먹을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군복을 입고서 월급밖에 수입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마누라를 잘만 만나면, 두 사람의 수입으로 얼마간 저축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이번 여름부터 귀국할 때까지, 7개월간의 연구조수 노릇을 하여 돈을 모으면 후생주택 하나와 새나라차를 작만 할 수 있다.
6. 25에서 비롯한 절망의 12년이 이제 청산되는 것이다. 조금만 더 참자. 비관의 철학은 이제 움직일 수 없는 것이 되어버렸지만, 조금만 더 참자. 그토록 오래 견디어 온 생명, 명백한 결론을 갖고 또 괴롭히지 말자.
또 자동차 사고!
자동차 사고가 나면, 생명의 보람을 느낀다. 걱정을 하고, 계산을 하고, 증언을 하고, 보고서를 보험회사에 내고, 변명을 하고, 빨리 움직이고, 사물에 예민해지고, 시각이 활발해지고, 자기 보존, 자기 변명을 위한 효과적인 모든 것을 생각한다.
사실은 나도 무던히 부지런한 생존경쟁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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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1962년 04월 성기수 3772 200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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