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月 12日               “半年筆離別曲”

近來에 드문 喜消息!
어제 朴교수의 아드님이 함께 오셨다. 千萬 뜻밖에도 번역의 件이 簡素化되어 5日 안이면 끝나게 되었다. “Probability”와 “Curve fitling” 및 “Approximation formula”는 다른 사람이 맡기로 했다고. 그래서 이것이 끝나면 처음부터 다시 교정에 착수키로. 어깨가 千斤이나 가벼워지고 마음은 벌써 창공을 雄飛.
오래 만에 市內에 行車. 用務는 副食調達. 종로에서 板子집 철거의 비극을 목도. 천인이 공노할 노릇이다. 도대체 누구를 爲한 政府이며 憲法이며 國會인지 알다가도 모를 노릇.

藤原松三郞氏의 “行列及行列式” 구입, 開講 …… 初速度는 別로 신통치 않으나 加速이 제법.
그런데 時間이 이렇게 貴한 이 지음에 와서야 이것을 始作하는 게으름뱅이가 되었으니, 기숙사에 들어왔을 때부터 시작했었다면 지금쯤은 어느 정도의 向上이 있었을 것인 가도 한번 計算해볼 만한 일.

中央서점에서 “Goethe 全集” 原版을 發見. 꼬부랑 글자가 되어서 알아보기조차 힘들었으나, 그래도 값을 물어볼 勇氣는 無難히 動員. 12,000환. 확실히 큰 돈은 아닌 모양인데 내 포켓트와 내 八字에는 분에 넘치는 모양. 曰 “돈 더 벌어서 사러 오지요.”

쓰리꾼 쯤은 문제가 아니라고 큰소리하던 친구가 오늘은 머리가 어떻게 혼선이 되었는지,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아니었더라면 적지도 않은 事故를 일으킬 뻔했다. 新孔德 샛님이 오래간만에 서울에를 나와서 視覺이 마비되었는지, 生後 처음으로 주머니에 돈이 들어와서, 돈이 몹시도 貴하던 가지가지의 困境과 追憶이 새로이 登場하여, 머릿속에서 二十年間 길러온 判斷의 體系와 二十年間 쌓아온 槪念의 塔이 Potential의 均衡을 잃어, 理性과 感情과 함께 모두가 開闢時의 大混沌을 이루었는지. “신문 사이소” “담배 사이소” “여관 갑시다”를 목메어 외치는 가련한 生命들과 골목마다 거리마다 展開되는 너무도 기가 막히는 大大的인 非行과 大量的인 不幸과 거리마다 골목마다 展開되는 黃金과 文明의 휘황찬란한 技術奴예들 앞에 威壓되어, 하늘을 날고 땅을 기는 피에 주린 엔징의 무리의 하늘을 흔들고 地殼을 振動하는 咆효와 示威에, 二十世紀 後半의 工科大學生이 넋을 잃어버렸는지, 350환짜리 고무신을 사고는 500환을 내어주고, 養分 많다는 빠타-와 계란가루를 1,700환에 흥정하고는 1,800환을 내어주고, 요금인상을 거부한 뻐-쓰를 타고는 100환에서 잔전 받을 시간과 마음의 여유조차 잃어버렸으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지도 못하고 모를 일.

8月 13日
                            도난!!!!!!!!!!!!!!!!!!!!!
萬年筆(8千환)
現金(2,600환)
빤쓰, 수건, 치약 等等 …… 時計를 책상 밑에 걸어두었던 것은 千萬多幸. 눈알이 빠져도 多幸이다.

어제 저녁에 오래간 만에 日記를 쓴 것이 이렇게 되고 보니 萬年筆의 이별曲이 되어버린 셈.
萬年筆은 유언이라도 하고 갔으니 多幸이지만, 피땀을 흘려서 모은 몇 푼의 돈이 다 달아났으나.
어제 市內에서 주머니에 남은 몇 푼의 돈을 誘惑하던 가지가지의 戀人들이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혹은 이것 보라는 듯이 눈앞에서 示威를 한다. “Goethe詩集”, “Faust”, “岩波: 天文學”, “Reader′s Digest”. (11, 12, 1, 2, 3, 4, 5, 6, 7月號 3百환에 九卷)
그렇게도 아끼던 8千円짜리 萬年筆은 두 달 전에 선사받은 것.
이렇게 되고 보니 半年筆도 못되었지만 이 8千円이나 한다는 半年筆은 計算한 바에 依하면, 확실히 10萬餘 개의 單語(勿論 이 中에는 두 번 세 번, 아니 百번 千번, 아니 “it”나 “the”나 “that” 같은 單語는 5~4번 내지 萬번 가량 나왔겠지만), “類”가 아니고 “量”으로 따진다면, 10萬餘개의 單語와 5萬餘개의 記號들을 二千 장가량의 原稿紙에 우리말로 變換하여 移植하는 赫赫한 아니 偉大한 功勞를 남겼던 것이다.
이처럼 깊은 因緣을 맺은 사랑하는 萬年筆과 萬年佳約은 못할망정, 半年도 못 가서 이렇게 無常한 離別을 해야 하다니, 도대체 말이 안 된다.
그래도 어제 저녁에 오래 만에 市內에 갔다와서, 정말 오래간 만에 日記帳에 登場하여 이 귀여운 萬年筆 演士는, 아니 勇敢無比한 半年筆 義士는 萬丈의 氣炎을 토하여 雄壯한 雄辯으로 宿命의 離別을 哭하느라고 밤 4시까지 잠 못 이루었는데, 아침 6시 不過 두 시간 사이에 난데없는 運命의 태풍이 일어 저주받을 不義의 不意의 이별! 아- 이 무슨 造化의 無慈悲함인고! 아-------------- 그래도--------------, 그래도------------------, 그를 데리고 간 그 나그네, 이름 없는 가련한 그 나그네, 永遠히 저주받은 집 없는 天使에게, 神의 加護와 榮光 있기를.

8月 18日 下午 11시 10분 전
492페이지 以上無 異常無.
49日 걸린 셈이다.
이날의 기쁨과 이날의 幸福은 비록 잉크와 종이로써 表現할 수 없을지라도, 적어도 나의 全存在에게는 永遠히 잊지 못할 한 폭의 아름다운 追憶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