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이제 기초과학의 교육에서부터 기술, 산업으로의 정식 코스대로 나가야 할 때로 접어들고 있다. 가령, 스텐포드 주변에 있는 실리콘벨리 전자회사처럼 우리도 공부를 해서 스스로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상품이 나오도록 준비하는 것이 21세기 한국 경제의 바람직한 하부구조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고 본다. 대학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좋은 학생, 좋은 선생, 좋은 시설이 있어야 하는데, 가령 100년이나 200년 전의 대학은 가장 고성능이었던 현미경이 상징적인 요소였으며 20~30년 전은 그 대학의 대형 컴퓨터가 상징적인 존재였다. 이것이 1960년대, 70년대부터는 어느 대학이 가장 고성능의 대형 컴퓨터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좋은 학생도 모이고, 선생도 모였다. 그러나 최근의 대학시설현장을 보면 인터넷환경, 이것이 있어야 자기 도서관뿐만이 아니라 다른 대학의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으며 다른 나라, 다른 지역의 같은 연구를 하는 사람과 통신도 할 수 있는데 이 통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한국의 가장 취약했던 부분이 대학이나 대학원의 시설환경으로 거의 완전 무시당한 채로 경제성장 쪽에만 치중이 되었는데, 한국이 세계적으로 저명한 국제기초과학 학술저널의 논문 수 랭킹을 보면 불과 5년 전은 34위이던 것이 -무역은 11, 12위 정도이며 올림픽 금메달 수는 4위까지 한 적도 있었지만 -5년 전부터 한국이 기초과학 분야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것은 정부의 특별한 지원때문이 아니라 대학에서 필수장비인 인터넷 환경과 슈퍼컴퓨터 환경이 88년 10월부터 갈증이 풀릴 정도로 되었기 때문이다.
88년 이후 한국의 세계적인 논문랭킹이 34위, 32위, 30위, 27위로 해마다 비약할 수 있었던 가속도의 원인으로는 인터넷 환경과 슈퍼컴퓨터의 영향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
앞으로 이 속도로 간다면 5년 후면 한 자리 숫자 안으로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선진국도 이러한 분야에 점점 더 중점 투자를 하고  있으므로, 마치 마라톤에서 마지막 1초가 아주 어렵듯이 앞으로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과 슈퍼컴 환경을 국가적으로,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특히 대학밀집지역에 육성하여 전국 최고, 세계 최고의 인터넷과 슈퍼컴 환경을 만든다면 이것이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
슈퍼컴퓨터 이용보급 측면에서 독일을 돌아본 적이 있는데, 독일에서 제일 고성능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슈트르가르트 공과대학의 경우 벤츠,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포르쉐 등 대학주변에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있었다. 대학의 슈퍼컴퓨터 사용통계를 보니까 하나같이 모두 자동차부품에 관한 연구이며 주로 석사나 박사과정의 학생들의 논문 제목이었다. 예전처럼 직접 제작을 하지 않더라도 개념상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하여 얼마든지 연구를 할 수 있었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인터넷을 통해 대학의 논문을 검색하여 자기 회사와 관련된 부분을 찾아서 그대로 만들어 보고 있었다. 연간 수백 억 원에 달하는 슈퍼컴퓨터 운영비는 정부에서 대고 학생은 자신의 공부를 하다보니 그렇게 되고, 해당 중소기업은 제품을 그대로 만들기만 하는 즉, 산․관․학의 삼위 일체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지금은 이론적으로 되면 실제로도 된다. 즉 학문과 상품이 빠른 사이클로 연결 지어지고 있다.
부산지역 및 경남지역을 보면 대체로 자동차․배․비행기 등을 만드는 기계공업 중심이라 할 수 있는데, 설계 쪽은 아직도 외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상태이다. 자동차를 여기서 조립하는 것은 좋은데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부품을 근접지역에서 생산하는 많은 중소기업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정부가 도와야 할 일은 중소기업의 자금 면도 있지만 간접적으로 이 지역의 교육산업을 일으켜 대학을 세계 최고로 끌어올려야 한다. 요원한 얘기가 아니냐 하겠지만 요즘은 이 사이클 즉, 학문적 아이디어와 산업현장 사이의 피드백이 무척 빠르므로 먼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것이 제주도에 있건, 대전에 있건, 상관이 없겠지만 특별히 부산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부산 사람의 프라이드와 관계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우리 지역에 있다, 우리대학에 있다 하면 여기에 무언가 투자를 해야한다는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요즘 데이터통신, 인터넷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고 있다.
이것을 잘 살펴보면 데이터 창고와 데이터 운송이 있는데 운송은 인터넷과 관련이 있으며, 신문사와 도서관이 데이터창고(뱅크)로 바뀌고 있고 일반사람들이 인식에서 빠져 있는 부분이 데이터 가공, 바로 슈퍼컴퓨터와 개인용 컴퓨터인데 PC쪽은 이미 불이 붙었으므로 상관이 없고, 슈퍼컴퓨터가 바로 데이터 공장이다.
데이터를 가공해서 새로운 데이터를 창조하는 것인데 이쪽의 투자가 지금의 10배 이상 빨리 보완이 되어야 하며 인력까지 같이 양성이 되므로 대학에다 놓는 것이 가장 정답이다. 그런 뜻에서 부산지역의 인력양성과 관련해서 부산지역의 대학들을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기관차 적 효과까지 있다고 하겠다.(부산발전포럼 96.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