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개발 서둘러야-한 대당 무려 1억 달러
인터넷 열풍이 날이 갈수록 그 강도를 더하고 있다. 인터넷을 배우려는 사람, 설치하려는 사람, 가르치려는 사람이 줄을 섰다. 국무총리와 대통령까지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인터넷 혁명에 동참하는 일은 당연하고 중요한 일이다. 다만 인터넷 혁명을 좀더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인터넷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인터넷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이것이 디지털 통신이라는 것이다. 전화기를 통해 말로 정보를 전하거나 팩시밀리로 문서를 보내는 것은 아날로그 통신에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같은 양의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표현하면 아날로그 방식으로 하고 있을 때보다 10분의 1 이하로 작아진다.
인터넷의 폭발적 성장의 원동력은 바로 이 엄청난 효율성에 뿌리박고 있다 하겠다. 기존 아날로그 방식 도서관들이 전자 도서관으로 탈바꿈하려고 애쓰고 있고, 신문사가 디지털 데이터베이스 회사로 변신하려고 경쟁하고 있으며, 텔레비전 방송사가 단방향 매스컴으로부터 양방향 통신의 멀티미디어 회사로 바뀌려 하는 것은 모두 생존의 몸부림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 혁명은 ‘제2의 산업혁명’이 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터넷 열풍이 단순히 통신비용 절약 차원에서 사회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인류가 축적해온 경험과 지식은 지금까지 종이에 기록되어 왔다.
따라서 지금 진행 중인 전자 매체로의 이행과정이 인간 사회에 미칠 파장의 심각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5백년 전에 등장한 금속활자 인쇄술이 서구문명에 끼친 영향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성경의 대량생산이 있은 다음에 종교개혁이 일어났고, 인간과 자연을 관찰, 연구해야 된다는 초기 문예부흥의 주장들을 인쇄한 문서가 유럽 전역으로 전파되면서 이 운동이 급속히 확산됐으며, 이어서 자연과학 연구와 산업혁명이 일어났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좀더 능률적인 새로운 정보매체로서의 인터넷과 광디스크가 인류사회에 미칠 영향이 깊고 넓으리라는 것은 확실하고, ‘정보화 혁명’, ‘인터넷 혁명’이라는 말이 2백년 전의 ‘산업혁명’이라는 말과 같은 무게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조상들은 구텐베르크보다 2백년이나 앞서 금속활자를 발명해 사용하였으나, 유감스럽게도 이것이 동아시아의 르네상스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 결과 한민족은 자연과학과 산업혁명에 지각생이 되었으며, 임진왜란, 한일합병, 6․25 등 엄청난 수모와 대가를 치러야 했다. 첫 번째 정보매체 혁명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역사적 대가가 이러할 진데, 지금 진행중인 인터넷 혁명의 파도를 어떻게 타느냐 하는 것은 앞으로 한민족이나 국가의 성쇠에 직결된다고 하겠다.
다행히 대학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신문과 정부도 달라지고 있다. 염려되는 쪽은 과잉수요, 과잉기대에 대한 인터넷 통신시설의 공급 능력이다. 인터넷 데이터통신의 지방도, 국도, 국제 노선 모두에 심한 체증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므로, 통신시설의 고속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지방노선은 수요자 부담으로 증설되고 있는데, 극심한 체증을 빚고 있는 국도와 특히 국제선에서의 통신용량 증설이 정부 차원에서 시급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선진국들은 이 분야의 사회간접자본 형성을 이른바 ‘새 사회간접자본 투자’라 해서 수 십억 달러씩 투입하고 있다.